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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Management & UX

[UX 도서] UX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해당 글은 2019년 9월 17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출처-교보문고

 

UX 디자이너 분들께 받은 추천도서 목록 중 가장 먼저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 바로 도널드 노먼의 책이다. 처음으로 읽은 UX 관련 책인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을 통해, 인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디자인과 과학이 어떤 식으로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도널드 노먼이 인지과학과 디자인을 접목하기 전,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때 ‘기술’과 ‘진보’ 자체가 가져오는 필연적인 문제점 때문에 디자인은 무조건 심플한 것이 좋고 복잡함은 멀리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나 역시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디자인이나 서비스는 피하게 되고, 사용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기에 디자인이나 서비스 플로는 심플하고 확실히 와닿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해왔었다. 그리고 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부터 다양한 LCD 화면의 세탁기, 오븐 등의 전자기기를 접할 때마다 차라리 아날로그 방식으로 살아가던 시대가 더 좋지 않았었나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현대인의 삶에서 기술이 가져다준 편리함과 효율성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할 것이라는 건 사실이다. 기술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복잡해서 사용법을 파악하기 힘들고, 기나긴 대기 시간 등으로 불편을 주는 서비스나 제품 자체의 ‘시스템적 복잡함’이 문제였던 것이다. 결국 핵심은 복잡함을 다루는 인간 중심 기술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설계하고 고안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바로, ‘개념적 모델(conceptual model)’이다. 무엇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머릿속으로 충분히 이해된다면 사용자는 처음 사용 시 어려움이 다소 있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사용을 지속하게 되는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의 구체적인 예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해 납득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면 우리는 인내심을 잃고 화가 나게 된다.

개념적 모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기표’이다. ‘어포던스’와 혼용되어 사용되곤 하는데, 기표는 사회적 기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기표를 통해 때로는 눈에 보이는 표시로 사용법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사용법과 원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아, 그렇구나! 정말 그랬지.’하는 순간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했던 행동이 사실 특정 디자인의 복잡함 때문이었다는 것을 종종 느꼈다. 그래서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더욱 생생하게 와닿았다.

단순히 눈이 즐겁고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람의 행동과 마음의 작용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왔다. 기술은 점점 진보하고 그 가운데 생기는 부작용이나 쉽게 간과하게 되는 것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보고 어떤 것이 '불편한 복잡함'을 유발하는지 주의 깊게 고민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