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 Talk

[어쩌다, 1인기업] - 이문연

출처_교보문고

지금 내 상황을 가장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취준생'이라는 단어를 가져오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취업, 그러니까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지만 여전히 그 '업'의 방향을 명확히 정하지 못해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깊게 고민하고 때로는 그에 대한 어떤 생각이든 애써 떨쳐버리는 일을 반복해왔다.

 

내가 많은 기회를 통해 경험을 다채롭게 해본 것은 아니라서, 어떤 선택이 그나마 의미없는 방황(나는 이것을 '삽질'이라 불렀다)을 줄여 줄지 정보를 찾고 고민해왔다. 그러다보면 존재의 이유, 삶의 목표나 가치, 신념과 같은 인생의 큰 윤곽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은 꼬리를 물고 '업'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안과 밖, 그리고 세상에 대해 여러가지 의문을 품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어쩌다, 1인 기업>은 전자책 도서관을 뒤지다 제목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읽게 된 책이다. 전자책의 특성상 읽다보면 현재 전체 페이지 중에 얼마만큼 읽었는지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숫자가 빠르게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그리 두껍지 않은 책임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용기를 얻고(?) 하루만에 술술 읽어내려갔다.

 

아직 직장생활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직장생활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도, 독립적으로 나만의 일을 만들어내고 관리하며 발전시키는 일의 수고와 보람을 비교해볼 수가 없는 나에게 이 책의 내용 하나 하나가 진심어린 일기로 와닿았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만의 일, 나의 적성과 재능과 흥미를 살리고 창의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말리라', '그것이 어떤 일이 되었든 꼭 한 번 인생에서 시도해보고 가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언제나 머릿속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더욱 감정이입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불안정한 자유와 때로 권태로운 안정감 사이에서, 그리고 수많은 주위의 시선과 걱정 속에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의 밀물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1인 기업 운영자의 마음을 생생하게, 하지만 상당히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나와 타인의 비교'에 대한 내용이었다.

 

< 나와 타인의 비교 >

나와 타인의 비교로 생기는 결과로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이 있다. 긍정적인 방향은 부러워하는 그 사람의 닮고 싶은 특징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방향은 자책이나 열등감을 느끼거나 그대로 그 사람을 따라해 나의 개성과 주체성을 잃고 마는 것이다. 

 

또 요즘 나의 감정상태와 참 비슷하다고 느껴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다.

 

< 조급함과 성과주의 >

조급함은 성과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이 정도 했으면 이 정도의 결과물을 내어야 하고, 이 정도 기간이 되었으면 이 정도 위치는 올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성과주의다. 

 

곰곰 생각해보면 삶에서, 그리고 자신에게 '이만큼 했으면 이만큼 나에게 돌아와야 한다.'라는 기대가 있기에 좌절하고 낙담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은 자신에게 화살을 돌려 나는 뭐가 부족하고 문제인지에 집중하여 자신의 좋은 면, 밝은 빛조차 잃게 되는 것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몇 권의 책을 통해 알게된 것은, 인생은 참 불친절하면서도 또 진실하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던 상식적인 결과조차 인생이 알아주지 않고 참 모질게 굴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심과 노력을 담아 꾸준히 원하는 것을 향해 쏟아붓는 과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아직 무언가 이루어보지 못했지만, 책에서 그렇다고들 한다. 언젠가 나도 나의 경험을 실어 이 문장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고, 좋은 관계를 통해 힘을 얻으며, 꾸준히 자신의 삶을 조각하고 다듬어 나가는 것만이 그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성공의 열쇠가 아닐까.

 

행복에 관해 저자가 깨달은 점에 대해 옮기며 글을 마친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즘 나는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그것은 행복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삶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다. 그리고 이 행복의 전제는 '무언가를 즐기면서 나이들 수 있다는 안정감'과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안정감은 물질적인 안정감이 아닌 심리적인 안정감이다."